지붕뚫고 하이킥 - 여자의 질투로 본 신세경의 심리...계획된 살인?...그건 사랑이었을까? 쫑알쫑알

여름 끝자락이었다.
김병욱 피디의 새 시트콤 소식에 무조건 반가웠고 엄청난 기대를 했었다.
기대는 만족을 뛰어넘는 충격이었다.
전작들이 훌륭한 시트콤이었음은 분명하나, '웬만해서'난 '거침없이'는 시트콤으로서의 수작이었다면,
이건 시트콤으로 작품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무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빚 때문에 산골에 아빠와 들어가 살던 자매가 서울에 와서 아빠와 헤어져 식모를 살게 된다. 자장면 소리면 자다가도 벌떡 깨는 동생과 핸드폰을 처음 써본 여자아이의 이야기'는 이렇게만 들어보면 영락없는 '엄마 없는 하늘아래'나 '인간극장' 의 눈물 없이는 볼 수없는 한편의 작은 소재였다. 그러나, 난 너무 웃었고, 너무 울었고, 그리고 한참씩 멍하니 상념에 잠기기도 했다.
나만이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랬고, 시트콤하나에 여러 학자들이 현대의 계급분석까지 하며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종영이 다가올수록 나를 비롯한 광팬들은 김병욱피디의 전작과 그의 작가적 연출 관에 점점 불안감을 가지게 됐다. 정말이지 그 어느 드라마의 주인공보다 신세경과 신신애의 행복을, 그리고 다른 모든 주인공들이 다 행복했으면...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들 마구 우겼지, 김병욱피디님 이거 시트콤이란 걸 잊으시면 안되시옴나이다!
하지만, 그 많은 팬들의 아우성도 피디의 세계관을 꺾지는 못했다.
마지막 회를 꼭 본방송으로 보겠다고 집에 달려 들어와 손도 못 씻고 서서 바라보던 나는 섬뜩함을 느끼며 김병욱감독을 원망도 했다.
'이게 뭐야, 이게 뭐냐 구!
이쁘고 착해도, 엄마 없이 아빠가 가난했던 아이는 결국 사랑에도 상처받고 개고생 하다가 죽는 게 현실인거야?
그래서 그렇게 현실감 있는 드라마 만드셔서 감독님 살림살이 많이 나아지신 거죠?'

신세경이 귀신이다, 신세경과 지훈이 도망갔다...여러 가지 억측과 이야기들.
이 후폭풍을 기대했다면 감독은 승자이고, 이런 반응까지 알았다면 그건 거의 신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반응까지 기대했을까? 그저 놀라울 정도의 종영 후일담들이 올라온다.

그러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오늘 재방송을 보다가 문득 든 생각이다.
신세경은 과연 착하고 이해심 많고 다 양보만하는 그런 여자였는가?
과연 그랬나? 결코 그렇지는 않았다.
나중에 미안하다며 울고불고는 했지만, 지금 '지옥에서 온 식모'로 회자되고 있는 에피소드에서 신세경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그녀는 누구보다 강한 질투와 욕망의 화신이었다.
모조건 착하기만 한 그녀였다면, 그녀의 연기를 분명 감독은 조금더 눌러가라고 감추라고 지시했을 텐데, 절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마치' 더! 더! 악을 써! 너도 인간이고, 아니 어떤 다른 여자보다 눌려있었기 때문에 더 독하게 질투심이 있고 욕구가 있어! 그러니 더 악을 써!'라고 피디가 주문했었던 같다.

그렇다면...마지막 회를 다시 한 번 보자.
여자들은 보통 가까운 곳에서 질투심을 갖는다.
여자친구들, 자매, 선배, 후배.
그래서 여자들이 동창회에 다녀온 날은 심기가 불편한 날이고, 자매들의 신경전은 늘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신세경의 상대는 그녀와 비슷한 나이또래의 황정음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황정음은 별로 잘난 것도 없이 '서운대'임을 숨기고 가정교사를 하는 주제에 돈도 없으면서 늘 이쁜 옷에 식구들에게 대접까지 받으면서, 어이없이 월급도 훨씬 더 받고 신세경을 식모로 툭툭-무시까지 하고, 개같은 경우로! 지훈이 마저 갖게 된다.
공부를 해도 신세경이 더 잘했을 것이며, 미모도 뒤지지 않고, 돈도 신세경이 더 많았다.
도대체 황정음은 부모가 있다는 것 말고 신세경보다 나은 게 하나도 없었다. 바르게 살아가는 신세경이 보기에는 도저히 이해 안 되는 허영심만 있었지. 그런 여자를 모두들 사랑한다. 이건 누가 봐도 불공평하지 않은가?
그런 황정음의 행복을 과연 신세경이 아무리 착하고 이해심이 많다고 하더라도 아무렇지도 않게 바랄 수 있었을까?

누구나 자신의 죽음을 조금은 예견한다고들 한다. 알게 모르게...
만일, 신세경이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다고 하자. 아니면 모종의 결심을 했다면?
그렇다면 과연...누구를 선택했을까?
마지막 회에 준혁이 자신이 공항에 가려고 내일 몇 시 비행기냐며 묻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세경은 절대! 절대! 라는 말을 강조하며 무섭게 준혁을 말린다. 오지 말라고! 왜? 그 순간 드는 생각이 이거였다.
'세경이가 자신의 죽음을 아는 건 아닐까? 또는 무언가 결심 한 건 아닐까?'
다들, 이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할 때 세경이 묘한 미소를 지었다고 하는데,
그 이전에 병원 앞에서 지훈을 만났을 때도 세경은 묘한 미소를 짓는다.
너무 끔찍한 생각일지 모르지만, 내가 가질 수 없다면 남도 주기 싫은 거...그리고 가장 미운 사람의 행복을 뺏는 방법...이
혹시 지훈의 죽음은 아니었을까?

그냥...그런 생각이 들었다.
신세경이 조금 질투심 많은 여자라면(또는 너무 눌려 살았기때문에), 황정음에 대한 질투가...그렇게 나올 수도 있지는 않았을까 말이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나 너무 성격 이상한 사람이 되고 마는가.

그러니까, 결론은...계획된 살인?

<추가 분석...세경이 과연 아버지와의 타이티 행을 원했을까? 그곳이 우리가 생각하는 휴양지 였을까? 세경에게 휴양지라는 개념이 있기를 했을까? 유배지 느낌은 아니 었을까? 말 그대로 개 고생하다가 그나마 그나마 지훈이 바라보고 준혁이가 응원해주는 맛으로 학교도 다닐 욕심도 내보는 희망마저 꺾게 되는 최악의 상황은 아니었을까? 물론 지금까지도 세경이 힘들고 죽고 싶었을 순간은 많았겠지만, 동생 때문에 참아야만했다, 그녀가 먼저 놓을 수는 없었다...그렇다면, 이제 동생은 아빠에게 맡길 수가 있다. 드디어...벗어 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너무나 많이 알아버린 암울한 현실에서...아무런 희망이 없는 또 다른 고통일 수밖에 없는 타이티...과연 그녀가 그곳을 가고 싶었을까 말이다.>


덧글

  • 잉여베이터 2010/03/21 19:16 # 답글

    -.-:::

    오히려 세경은 끝내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채...
    지훈이가 (pd말로는 뒤늦게 깨달은 세경에 대한 자기 마음을 자각)
    운전 중에 한눈 팔아서..본인말고 죄없는 엑스트라까지 죽고
    세경은 겨우 만날수 있게된 아버지와 어린 신애를 남겨두고 말그대로 시간이 영원히 멈춰버렸죠.

    ..아마 세경이 질투심이 많았다해도 그런 식은 아닐거에요.
    또 유학을 선택한 것을 보면 결국은 아버지와 동생과의 새로운 삶이 지훈보다 중요했겠져;;


    결론:안전운전하자
  • 해피다다 2010/03/21 19:51 # 답글

    저도 그냥 하나의 감정중...이런 건 말이 안되나? 정도입니다...세경이 미모면 뭘하든 죽는거 보다 낫다는 걸 알텐데요...--;;
  • padum 2010/03/21 20:34 # 답글

    안녕하세요 밸리에서 보고 들어와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말만 안했지, 정보석의 신세타령을 끊어 거절하고 은근 냉정한소리 많이하는 등 속으론 딱부러지는 타입인듯한 세경의 시선에서 정음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대상이었을 것 같아요. 벼룩의 간을 빼먹으라고 세경의 돈도 빌려가서 제대로 안갚은적 있고... 그런여자가 절벽위에 있는거같은 자기 짝사랑 상대를 홀랑 채어갔다고 생각하면 저도 세경 질투의 화신설을 지지하고 싶네요=_=
  • 해피다다 2010/03/22 09:13 # 답글

    우왕...감사!! 시트콤이 아니라 정극 드라마라면 지금부터 드라마가 시작될거 같다니깐요.
    두고보자...뭐 이렇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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